ESG 평가 기관마다 차이가 나는 이유 및 활용법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해 작성된 재무제표 정보와 정형화된 기업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 신용등급 평가는 미국 평가 등급, 한국 평가 등급 거의 차이가 없다. 반면 환경, 사회 및 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 정보를 중심으로 하는 ESG 평가는 투명성이나 평가기관별 방법론에 따라 평가기관 간에 등급 차이가 크다.
ESG는 그 자체로 포괄하는 영역이 매우 다양해 평가기관별로 항목이 다르고 평가지표도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기관별로 공통으로 포함되는 평가항목임에도 점수 산출 방식이 다른 경우 최종 점수에서 크게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원데이터(Raw Data)를 각기 다른 방법으로 확보 및 적용하기 때문에 결과의 변동폭이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국내외 다양한 ESG 평가기관이 등장 했지만 기준과 항목별 가중치가 달라 평가 결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 내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최근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국내외 대표3개ESG평가기관(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레피니티브(Refinitiv),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모두 등급을 발급한 55개 기업을 분석한 보고서<국내외 ESG 평가 동향과 시사점>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55개 기업의 평가기관별 ESG 등급 평균 격차는 1.4단계였으며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22개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에 대한 평가 결과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구성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MSCI와 Refinitiv의 평균 등급 차는 1.0단계로 나타났다.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17개, 2단계 차이가 나는 기업은 28개였다.
ESG 평가 모델별로 차이가 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업의 재무제표 분석과 달리 ESG 평가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표준적 평가 방법이 구축되지 못했다. ESG 평가 요소의 특성상 질적 평가, 비수치형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므로 평가기관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ESG 평가는 투자자의 맞춤형 요구에 따라 평가 방법론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기관별로 들쭉날쭉한 ESG 평가등급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기업들도 어떤 평가기관의 등급에 맞추어야 할지 ESG 경영 정도를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ESG 등급을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평가하는 기관에 쏠림 현상도 발생 할 수 있다.
이 문제들은 앞으로 공시 지표가 표준화되면서 평가 방법의 투명성이 제고되면 어느정도 해소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ESG 등급이 재무제표 기반의 신용등급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신용등급은 평가대상 지표들이 동질적이고 측정 가능한 정량지표가 주를 이루고 있다. ESG 지표는 지표 자체가 광범위 하고 이질적인데다 정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항목들도 많다. 따라서 ESG 등급이 재무제표 토대의 신용등급처럼 평가 기관들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고 ESG 등급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국 ESG 경영원 전문위원, 한국 ESG 교육협회 이사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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