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는 지구입니다.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회장

며칠 전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회장이 4.2조 원 규모의 회사를 통째로 기부해 화제가 됐었죠.

그래서인지 파타고니아코리아 홈페이지에 이본 쉬나드 회장의 편지가 올라왔습니다. 참으로 신기하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데요. 이것을 무조건 본받자고 하는 것도 무례해 보이기도 하고요.

혹자는  저 정도의 자산이면 지구가 망해도 살아남을 수 있을 지 모를 정도라고 하는데 지구의 위기에 앞서 회사를 기부했습니다. 그 어떠한 설명이 필요없는 이본 쉬나드 회장의 편지 일독을 권합니다.

우리가 향후 50년 동안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생각보다 지구를 되살리겠다는 희망을 훨씬 크게 갖고 있다면,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사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본 쉬나드

저는 단 한번도 사업가가 되기를 바랐던 적이 없습니다. 제 자신과 친구들을 위해 등반 장비를 만드는 기술자로서 일을 시작했고, 그 후에 의류 사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광범위한 변화와 생태계 파괴, 그리고 우리의 비즈니스가 환경 문제의 일부임을 알게 된 후부터 기존 기업들의 관행을 바꾸어 내는데 파타고니아의 사업을 이용해 왔습니다. 옳은 일을 하면서도 사업을 운영하는데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면 우리는 고객들과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자본주의 시스템에도 변화를 만들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제품에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소재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매년 매출의 1%를 전 세계의 환경 단체들에게 기부했습니다. B Corp 인증을 받았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베네핏 코퍼레이션(Benefit Corporation)이 됨으로써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변하지 않도록 회사의 정관에 명문화했습니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회사 운영의 목적을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로 바꾸었습니다.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온전히 유지하면서 지구 환경 위기를 막기 위한 싸움에 더 많은 돈을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마땅한 방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방법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한 방법은 파타고니아를 팔아서 판 돈 전부를 기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를 매입한 새 소유주가 파타고니아가 추구해온 가치를 변함없이 추구하고 전 세계에서 일하는 파타고니아의 직원들을 계속 고용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회사를 상장시켜서 공개 기업(Public company)으로 만드는 것도 또 다른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는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상장 기업들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꼭 필요하거나 회사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 아래서의 사업 운영보다 단기적으로 많은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라는 엄청난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회사에 쓸 수 있는 마땅한 방안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만의 방법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공개 기업(going public)”이 되는 대신 “목적 기업(going purpose)”이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자원을 투자자를 위한 이익으로 바꾸는 대신, 우리는 파타고니아를 통해 만드는 재무적인 이익을 모든 자원의 원천인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데 사용하려 합니다.

방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사의 의결권주(voting stock) 전부(100%)는 파타고니아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트러스트가 소유합니다. 무의결권주(non-voting stock) 전부(100%)는 자연을 보호하고 환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비영리 단체들을 위해 쓰입니다. 자금은 파타고니아 주식에서 받는 배당금으로서 조성됩니다. 매년 파타고니아의 비즈니스를 위해 재투자하는 비용 이외의 모든 이익은 환경 위기 해결을 위해 쓰이게 됩니다.

파타고니아에서 책임 경영(Responsible business)의 실험을 시작한지 거의 50년이 되었고 이제 우리는 또 다른 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향후 50년 동안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생각보다 지구를 되살리겠다는 희망을 훨씬 크게 갖고 있다면, 우리가 가진 모든 자원을 사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파타고니아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찾았습니다.

지구는 거대하지만 지구가 가진 자원은 유한합니다. 인류는 지구의 한계를 확실하게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지구는 매우 뛰어난 회복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진심을 다해 행동한다면 우리는 지구를 되살릴 수 있습니다.

Published in ESG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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